수녀가 지나가는 그 길가에서 어릴 적 내 친구는 구두를 닦고 / 어릴 적 내 친구는 외면을 하고 길거리 약국에서 담배를 팔듯 세상은 모순 속에 깊어만 가고 / 세상은 평화롭게 갈 길을 가고 분주히 길을 가는 사람이 있고 온종일 껌을 파는 아이도 있고 / 온종일 구경하는 아이도 있고 시간이 숨을 쉬는 그 길가에는 낯설은 그리움이 나를 감싸네 이층에서 본 거리 평온한 거리였어 이층에서 본 거리 안개만 자욱했어 해묵은 습관처럼 아침이 오고 누군가 올 것 같은 아침이 오고 아무도 찾아오지 않는 이유로 하루는 나른하게 흘러만 가고 구경만 하고 있는 아이가 있고 세상을 살아가는 어른도 있고 안개가 피어나는 그 길가에는 해묵은 그리움이 나를 감싸네 이층에서 본 거리 평온한 거리였어 이층에서 본 거리 안개만 자욱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