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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를 통해 콜센터에 취업한 한 여고생이 죽음에 이르기까지의 과정과 그 이후를 보여주는 정주리 감독의 2023년 영화.
영화를 보다보면 학교에서부터 직장, 교육청, 경찰. 그리고 영화에 나오지 않는 그 위까지 오직 실적에 따른 도표를 인간을 (더 정확히는 노동자 계급인 인간들) 줄세우는 대한민국의 민낯이 여지없이 드러난다.
불법과 불의에 대한 노동자의 저항행위에 대해 말도 안되는 사회적 책임을 덮어씌워서 본질을 흐리려는 또다른 피해자이자 가해자들의 뻔뻔한 모습을 보자면 한숨이 절로 나온다.
가족 또한 이 문제에 대해 자유로울 수 없다. 지쳐서 우는 살아있는 딸의 애원을 못들은 척 외면하는 부모의 모습이, 시신으로 만나서는 절규하며 누군가의 책임을 추궁하는 모습과 겹쳐질 때의 씁쓸함이란...
영화를 보다보면 어디서 풀어야할 지 감도 안잡히는 대한민국 전체 체계의 모습에 가슴이 답답해지만, 그래도 이 문제의 해결을 위한 한걸음을 당장 내딛어야 미약하나마 실마리를 풀 수 있지 않을까?
주제에 비해 영화는 무겁지 않다.
한창 개봉했을 때도 멀티플렉스 영화관에 1회차 정도 밖에 걸리지 않아 안타까웠는데, 2차 매체로 나올 때라도 많은 사람들이 보았으면 좋겠다.
다음 소희는 여전히 우리의 곁에서 같이 이야기해 줄 누군가를 찾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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